자사몰 하나만 운영하는 것도, 무조건 많은 플랫폼 입점도 정답이 아닌 요즘
“앞으로는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쇼핑몰이 성공할 거라고 생각해요”
Z 라룸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모던한 감성의 데일리룩’을 선보이는 쇼핑몰이다. 기본 아이템이 주를 이루는데, 트렌디한 핏과 소재로 차별화하고 있다. 라룸 주요 고객들의 연령대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었는데, 지그재그에서 20대 초반 고객들도 많이 만났다. 최근에는 고등학생 조카들도 지그재그에서 라룸을 봤다고 아는 척을 하더라. 조카들이 안다니까 지그재그 효과가 확 와닿았다.
Z 라룸은 같은 상품이라도 색상이 다르면 전부 별도 촬영을 진행한다고
그래서 바쁘다. 그래도 쇼룸에서 실내 촬영을 하다보니 비교적 업무 피로도가 덜한 편이긴 하다. 이게 어떻게 보면 고집인데,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도 본다. 고객들도 이런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
Z 공감한다. 쇼핑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사고 싶은 색상의 착장 컷이 없으면 아쉬울 때가 있다
전 색상 착장 촬영은 고객들에게 만족스러운 온라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면서 판매 효과도 크다. 거래처에서 ‘다른 쇼핑몰은 메인 색상만 많이 팔리는데, 라룸은 모든 색상이 골고루 잘 팔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재구매율도 높아지는 게 보인다. 결과를 보면 이런 촬영 방식이 라룸의 노하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Z 라룸의 시작이 궁금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라룸은 내년이면 11년 차를 맞는다. 라룸이 처음부터 온라인 쇼핑몰은 아니었다. 10년 전에는 온라인 쇼핑몰이 이렇게까지 많지도 않았고, 우리도 오프라인 매장만 할 생각이었다. 부산의 옷 가게 중 하나였고, 온라인 판매는 부수적인 느낌으로 운영했었다. 카카오스토리에서 그냥 작게 판매하다가, 오프라인 매장을 넓혀 가던 시기에 같이 하게 된 네이버 스타일 윈도우에서 1위를 했다. 온라인 판매의 맛을 그때 처음 알았다.
Z 라룸은 자매가 같이 운영하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는지 궁금하다
원래는 혼자 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옮겨 가고, 온라인 주문도 하루 한두 건에서 30건 정도로 확 늘면서 일이 많아졌다. 온라인 쇼핑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동생인 고아라 대표가 모델로 합류했다. 둘 다 워커홀릭이다. 일을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크고, 성실한 편이라 같이 일하면서 어렵다고 느껴지는 건 별로 없다. MBTI도 정반대일 만큼 둘의 성격이 워낙 달라서 더 같이 일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지그재그는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는 플랫폼
“쇼핑몰은 플랫폼과 공생해야… 결이 맞는 플랫폼 하나를 찾아 집중하세요”
Z 라룸이 지그재그에 입점하게 된 계기도 궁금하다.
서비스 초기부터 함께해 벌써 6년이 지났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흘렀다니 놀랍다. 라룸 초기에는 오픈 마켓에서 입점 제안을 많이 받았는데, 라룸의 감성과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적당한 플랫폼을 계속 찾던 중에 지인 소개로 지그재그를 알게 됐다. 지그재그를 처음 보고 놀랐던 기억이 난다. 모든 쇼핑몰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모아둔 서비스는 처음이었다. ‘여기다’ 싶어서 바로 입점했다.
Z 오랜 기간 지그재그에 입점해 협업도 다양하게 많이 했는데. 라룸이 느끼는 지그재그는 어떤 플랫폼인지?
일단 고객들에게 쇼핑 편의성과 혜택을 추가로 제공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지그재그에서는 고객 스펙트럼을 확 넓힐 수 있다. 지그재그는 다양한 연령대의 이용자가 모인 플랫폼이다보니 유입 고객이 꾸준히 늘고, 그에 비례해 매출도 오른다. 입점 후 관리만 잘하면 매출 성장에 도움이 될 수밖에 없는 플랫폼이다.
Z 지그재그 입점을 망설이는 스토어도 많다. 이미 자사몰이 잘 되고 있을 경우 더 그런데, 플랫폼 입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라룸도 원래 자사몰이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플랫폼과 잘 맞지 않는 것 같기도 해서 상품을 다양하게 전시하는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그재그가 라룸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고 보니, 쇼핑몰과 플랫폼은 공생해야 한다. 앞으로 플랫폼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거다. 플랫폼과 자사몰의 균형을 잘 잡아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플랫폼을 잘 알아야 하고. 플랫폼을 잘 활용할 방법을 아는 게 쇼핑몰 성공의 관건이지 않을까.
Z 많은 스토어가 플랫폼에서 무엇을 할지 어려워한다. 플랫폼은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잘 맞는 플랫폼을 찾는 게 먼저다. 무조건 많은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 모두의 정답은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 가격이나 혜택을 비교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오히려 피곤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의 스토어와 결이 가장 맞는 플랫폼 하나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도 중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잘 활용한다는 건 데이터를 잘 본다는 말이기도 하다. 라룸의 온라인 성장에도 데이터 기반의 분석과 논의가 있었다. 작년 8월부터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 (구 지그재그 인사이트)’를 구독하며 스토어 운영에 본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 구독 후 비슷한 규모의 스토어들보다 5.5배 크게 성장
”우리 스토어가 잘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보려면, 데이터 보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Z ‘스토어 운영에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말을 막연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라룸은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우리 스토어와 고객들을 분석할 때, 신상품을 준비할 때 모두 데이터를 본다.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의 ‘경쟁사 인사이트’와 ‘고객 인사이트’에서 라룸의 성장 현황과 시장의 흐름을 비교해 본다. 그리고 고객들이 라룸을 어떻게 인지하고 클릭하는지, 충성 고객들의 구매 패턴은 어떤지도 분석한다.
클릭률과 구매전환율을 보며 ‘이건 클릭률은 높은데 왜 구매로 이어지지 않지?’, ‘이건 일단 클릭하면 구매하는 것 같은데 왜 클릭이 잘 안 일어나지?’ 이런 생각들을 한다. 우리 스토어가 잘 되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따로 시간을 내어 데이터를 보는 활동이 꼭 필요하다.
특히, 경쟁사 인사이트는 라룸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잘한다고 아무리 말해줘도 잘 믿지 않는 편인데,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의 스토어 등급을 보고 ‘우리가 진짜 이 정도라고?’ 하며 놀랐다. 라룸이 잘하는 것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알게 돼 더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는 게 가능해졌다.
Z 주로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에서 데이터를 확인하는 부서는 어디인지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 데이터는 중요한 정보라 사실 직원들에게도 오픈하고 싶지 않았다(웃음). MD팀과 함께 본다. 라룸은 스토어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그 다음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수요일마다 회의를 진행한다. 이번에도 가을 신상품을 준비하면서 MD팀과 ‘키워드 인사이트’를 켜놓고 봤다. ‘기간별 키워드’를 보면 시즌 신상품을 뭘로 할지, 언제 오픈할지 결정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상품명을 지을 때도 키워드 인사이트를 참고한다.
Z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 구독 1년이 됐는데, 데이터가 가장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
고객 반응이 좋을 상품이 무엇일지 맞출 확률이 높아진다. 상품 선택 기준에 데이터를 추가하니 확신이 커졌다. 우리 눈에 예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얼마나 찾을지도 중요하니까. 데이터는 시야를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라룸은 원피스•스커트 카테고리의 상품이 비교적 약했는데, 검색 데이터에 해당 상품들이 상위권에 있는 걸 보고 보완했다. 그리고 ‘키워드 트렌드’에서 ‘하객룩’, ‘페스티벌룩’ 등의 키워드가 올해 인기인 걸 발견했다. 라룸이 잘 판매하지 않던 아이템들인데, 트렌드를 보고 해당 상품들도 추가해 판매해 보게 됐다. 오랜 기간 감으로만 스토어를 운영하면 정체되기가 쉽다. 틀에 갇히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를 위한 의사결정에서도 데이터가 큰 역할을 했다.
Z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 구독 후 라룸의 성장률을 보면 유사 규모 스토어들의 평균 성장률보다 5.5배나 높았는데, 체감하는지?
실제로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 구독 후 7개월 간 라룸의 거래액은 121% 성장했다. 비율로 보면 숫자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는데, 거래액을 보면 굉장히 큰 금액이다. 2022년에 워낙 크게 성장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출이 일정 규모에 도달한 스토어가 꾸준히 성장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도움이 됐다고 느끼고 있다.
지그재그 팝업에서도 인기를 끈 프리미엄 제작 라인 ‘바이라룸’
“자체 제작 상품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서 완성합니다”
Z 라룸은 오랜 기간 동안 오프라인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데, 주로 어떤 고객들이 찾아오는지?
라룸의 쇼룸은 부산에 위치하고 있는데, 부산에 거주하지 않는 고객들도 많이 찾아온다. 지그재그에서 라룸을 보고 찾아왔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 검색하다 보면 부산 여행 코스에 ‘라룸 쇼룸’이 들어가 있는 게 종종 보인다. 전포동 여행 루트에 라룸이 포함되는 것 같다. 캐리어를 끌고 라룸을 찾아온 고객들을 만나면 진심으로 고맙다.
Z 지그재그 팝업에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지, 기대했던 점이 있는지 궁금하다
시작 전에는 과연 인기가 있을지 걱정이었다. 입고 지연에 대한 고민도 컸다.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을 때가 있다. 제작 공정이 복잡한 상품들은 아예 작업 시작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만들어도 하루 생산량이 주문량을 못 따라가기도 하고. 지그재그 팝업 스토어에 진열한 상품들은 라룸 대표 상품들로 오프라인 쇼룸과 자사몰, 지그재그 모두에서 인기가 높은 상품들이라 더 걱정이 됐다. 아마 팝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스토어가 재고 걱정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번 지그재그 팝업은 수도권 거주 고객들이 서울에서 라룸을 만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라는 점에서 가장 의미가 컸다. 많은 매출보다는 수도권 고객들이 라룸을 만나고, 라룸도 새로운 경험을 다양하게 쌓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보니 현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고,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지그재그 팝업 참여가 눈에 띄는 큰 활동이 된 것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Z 지그재그 팝업에서 선보인 라룸의 프리미엄 제작 라인 ‘바이라룸’은 충성 고객이 많다. 라룸의 자체 제작 노하우가 있다면?
바이라룸은 매년 유행 타지 않고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목표로 기본 디자인에 트렌드에 맞는 핏과 소재를 더해 완성한다.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방수 소재를 넣어본다거나, 요즘 유행하는 룩에 파임이 좀 있는 게 어울리면 반영하는 식으로. 언뜻 보기에 특별한 디자인은 아니지만, 손이 자주 가는 탄탄한 기본 아이템이 많아 고객들이 찾는 것 같다.
Z 자체 제작 상품의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는지?
우리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한다. 티셔츠는 이제 눈 감고도 만든다. 이런 걸 노하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핏을 중요하게 봐서 샘플 수정도 정말 많이 한다. 어느 정도냐면 수정하느라 출시를 못한 것도 있다. 둘의 체형이 달라 서로 입어보며 최적의 핏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파트너플러스 인사이트의 ‘리뷰 인사이트’에서 핏이 예쁘다는 고객 후기를 볼때마다 우리가 결정한 게 맞았구나 싶어서 뿌듯하다.
소호 쇼핑몰의 지그재그 입점은 필수
“인지도 쌓기에는 지그재그만 한 플랫폼이 없다고 생각해요”
Z 긴 시간 동안 천천히 커왔다고 했는데, 오늘의 라룸이 있기까지 어땠는지.
라룸은 지그재그를 통해 인지도가 확 올랐는데, 그게 얼마 안 됐다. 흔히 말하는 알고리즘의 혜택 같은 걸 받아 하루아침에 잘된 것도 아니다.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다고 해야 하나? 아마 많은 스토어가 그렇겠지만. 라룸도 지그재그 입점하고 3년은 조용하다가 3년 후부터 확 크게 성장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같이 촬영하고 업데이트하면서 차근차근 컸다. 성실하고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나 가다 보면 분명히 크게 성장하는 시기가 온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증인이다.
Z 지그재그 입점을 고민하는 스토어에 조언한다면?
아마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 시작하고 싶거나, 자사몰 하나만 잘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곳들이 플랫폼 입점을 망설일 것 같다. 라룸도 초기에 그런 고집이 좀 있었다. 지금은 트렌드가 그렇지 않다. 앞에서 말했듯이 플랫폼을 잘 활용하는 게 점점 중요해질 거다. 플랫폼 입점 생각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
특히, 소호 쇼핑몰들은 지그재그 입점이 필수다. 어느 단계에 있든 일단 시작해보면 좋겠다. 이제 자사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뭘 해도 계속 같은 고객들에게만 노출되니까. 다양한 이용자가 많이 모이는 지그재그는 노출 범위가 더 넓어 기회가 많다. 또, 같은 제품이라도 자사몰과 플랫폼의 반응이 각각 다르기도 하다. 기획전도 어떤 건 자사몰에서 더 잘되고, 어떤 건 플랫폼에서 더 잘되고. 플랫폼을 잘 활용해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쌓고, 새로운 고객들을 계속 만나는 게 중요하다. 상품에 자신 있다면 지그재그 입점을 추천한다. 인지도 쌓기에는 정말 지그재그 만한 곳이 없다.